한국·금호, 임원 임금 삭감…넥센은 1분기 영업손실 예상
해외 완성차업체에 타이어 공급 박차…스타트업 투자 미래먹거리 발굴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국내 타이어 업계 ‘빅3’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급등으로 위기에 몰렸다. 이에 회사들은 임금 삭감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는데,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으려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임원 임금 삭감을 단행했다. 넥센타이어도 1분기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긴축 경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는 지난달부터 전 계열사 임원들의 임금을 최대 20% 삭감했다.

삭감 대상은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 한국엔지니어링웍스, 한국네트웍스, 한국프리시전웍스, 모델솔루션 등 6곳이다. 삭감 대상 임원은 계열사들을 합해 10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의 임금도 20%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상승해 이 같은 임원 임금 삭감으로 이어졌다고 한국타이어는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당 184.87엔(약 1824원)까지 떨어졌던 천연고무 가격은 올 4월 50% 가까이 뛴 275.94엔(약 2682원)을 넘어섰다. 천연고무 가격은 타이어 원가의 20~30%를 차지한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역시 6일 기준 배럴당 108.26달러를 기록, 배럴당 67달러선에 머물렀던 1년 전에 비해 약 61% 급등했다.

실적이 좋지 않은 것도 임금 삭감을 단행한 이유 중 하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타이어는 매출 1조7466억원, 영업이익 1137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8.03% 늘지만 영업이익은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한국타이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4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금호타이어는 이미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임원 임금 삭감을 단행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긴축 경영 때문에 임원진의 임금이 삭감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넥센타이어는 올 1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1분기 186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올해부터 'TCR 유럽'의 오피셜 타이어로 참가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모터스포츠 기술력의 입지를 다진다. [사진=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는 올해부터 'TCR 유럽'의 오피셜 타이어로 참가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모터스포츠 기술력의 입지를 다진다. [사진=금호타이어] 

이처럼 재정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타이어 3사는 해외로 눈을 돌려 위기를 돌파하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4일 글로벌 인스타그램 채널을 오픈했다. 회사가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를 고객과 공유하고,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타이어 브랜드를 쉽게 접하기 어려운 MZ세대에게 친숙하게 다가가,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가치 등 ‘드라이빙 이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완성차업체(OEM)로의 수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달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W223)’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여름·겨울·사계절용 타이어를 S클래스의 7세대 모델에 공급한다. 또 BMW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 그란쿠페 ‘i4’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납품한다.

금호타이어 역시 해외 프로모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실적 반등을 위해 유럽 등 해외 시장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며 “이달 독일과 이탈리아 타이어 전시회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고인치·전기차용·고부가가치 타이어 생산을 늘림으로써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스트 센추리 벤처스(왼쪽)와 ANRA 테크놀로지스 로고. [사진=넥센타이어]
넥스트 센추리 벤처스(왼쪽)와 ANRA 테크놀로지스 로고. [사진=넥센타이어]

넥센타이어는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자회사 ‘넥스트 센추리 벤처스’는 지난 연말 미국 도심항공교통(UAM) 스타트업 ‘ANRA 테크놀로지스’에 투자하며 모빌리티 사업 발굴에 속도를 냈다. 넥스트 센추리 벤처스는 MaaS(서비스형 모빌리티), 친환경차,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분야의 혁신적 신기술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첫 투자로 UAM 영역을 선택했다.

올 초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했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